자연환경

데번 주 경계 내에는 다트무어 국립공원과 북쪽의 엑스무어 국립공원 일부를 포함하여 대조를 보이는 암석 형태들로 자연경관이 매우 다양하다. 다트무어는 600m 이상 되는 높이의 화강암 고원으로, 산꼭대기에는 화강암이 거칠고 험하게 산재해 있다. 또한 이곳에는 얕은 습지 골짜기와 얇게 깔린 메마른 토양이 있는데, 식생으로는 거친 풀, 각종 히스, 큰 양치류가 있다.

이 황무지는 자연 그대로의 방목과 재식림, 저수지, 군사 훈련장으로 이용되며, 관광객들에게 인기있는 곳이다. 높이 480m 이상의 엑스무어는 데본기의 잘 침식되지 않는 퇴적암으로 이루어졌다. 이 곳은 기본적으로 사암 고원으로, 침식활동이 활발한 강들로 인해 깊이 패어 있다. 다트무어보다 농경지가 더 많지만, 역시 방목과 관광업이 중요하다. 이 두 황무지에는 이 주를 흐르는 강들의 주요수원이 자리잡고 있다. 다트무어로부터는 강들이 방사상으로 북쪽·남쪽 해안과 콘월 주와의 경계인 타마르 강까지 흐른다. 엑스무어로부터는 강들이 엑스 강을 통해서 바다로, 또는 북쪽을 향해 브리스톨 해협까지 흐른다.

중부와 북서부 지역 대부분은 석탄기의 무연탄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층은 대체로 층간에 사암·조립사암이 삽입되어 있는 검은 점판암으로 되어 있으며, 일반적으로 풍화되어 두터운 토양층을 형성하고 주로 초원이 그 위를 덮는다. 다트무어 남쪽 사우스함스에는 데본기 암석들이 노출되어 있는데, 그 성분이 다양하며 가끔 좋은 농경지가 되기도 한다. 가장 비옥한 토양은 주 남동부에 있는 페름기 이회토층에서 얻어지는데, 이 층은 유명한 붉은 절벽을 형성하고 있다.

대체로 온화한 기후이지만, 고도가 높을수록 또 바다로부터 멀어질수록 혹독한 기후가 된다. 강우량은 남해안 지역에서 약 760㎜인데, 엑스무어에서는 1,500㎜ 이상, 다트무어에서는 2,000㎜ 이상으로 많아진다.

문화

선사시대의 유물이 풍부하다. 여기에는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2곳의 인간 거주지 중 하나인 켄트 굴을 포함하여 토키 근처에 있는 석회암 동굴, 다트무어의 고원에 있는 수많은 청동기시대 유적지, 황무지 가장자리에 세워져 강 수로를 지키던 후기 철기시대의 언덕 요새 및 토담들이 있다. 그중 가장 큰 헴버리 요새는, 아마도 포스 가도(街道)가 끝나는 곳에 로마인의 국경기지로서 엑서터가 세워지기 전까지 브리튼 종족의 하나인 덤노니족의 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덤노니족은 7세기 색슨족의 정복 후에도 존속했으나, 색슨족과 브리튼족은 모두 웨식스 왕국에 종속되었다.

역사

데번은 8세기 후반에 주(州)로 인정되었고 그후 덴마크인의 침입(851~1003)으로 피해를 입었다. 색슨족은 '버르'(burh)라고 불리는 요새를 엑서터·반스터플·탓네스·리드퍼드 등에 만들었다. 1068년 엑서터는 노르만족 정복왕 윌리엄 1세에 의해 정복되었으며, 1348년 성이 세워졌다. 노르만족은 탓네스·오크함턴·플림턴에 성을 세웠는데, 이 성들은 버르처럼 도시 성장의 핵이 되었다.

경제

다트무어에서 주석광산업은 12~17세기의 중요 산업이었으며, 광부들은 그 지역의 장원들과 구분되는 별개의 공동체를 형성했다. 19세기에 이르러서는 납·은·철광석·구리·망간 등이 채광되었다. 엑서터·플리머스·반스터플·다트머스 등의 항구들은 주석과 주요산업인 직물의 수출로 중세부터 19세기 전까지 번창했다. 그러나 19세기에 이르러 주석과 직물 산업이 쇠퇴하자 농촌인구는 감소했다. 철도시대와 함께 빠르게 성장한 관광업의 발달에 의해서 인구감소는 다소 완화되었다.

농업은 이 주에서 가장 중요한 산업이다. 노동인구의 약 30％가 농업과 그 관련산업에서 일하고 있다. 농업으로는 영구 목초지에 의해 유지되는 가축사육과 보리와 같은 곡물, 감자, 상업적 원예, 야채, 과일, 사료 작물 생산 등이 이루어진다. 히스로 무성한 황무지가 이 지역의 약 25％를 차지하며 엑스무어와 다트무어에서는 주로 방목에 이용된다. 낙농업도 중요하며, 여전히 '고형(固形) 크림'을 생산한다. 젖소는 동부·북서부·남부에서 특히 중요하다. 육우는 주 전역, 특히 남부와 서부에서 사육한다. 양 사육은 동부를 제외하고는 다트무어와 엑스무어를 포함한 주 전역에 걸쳐 중요하다. 1964~80년에 농가수는 25％ 감소했으나 평균 농가의 크기는 커졌다. 씨없는 작은 과일과 꽃들이 악천후에 대비한 온실에서 재배되지만, 전통있는 사과술을 만들기 위한 과수원의 토지면적은 줄어들고 있으며 지금은 사과술을 공장에서 생산한다.

관광업은 해안지역에서 번성하고 있으며 시골 오지에서도 중요하다. 북해안에 있는 일프라콤을 제외한 토베이·페인턴·브릭스함 등의 주요휴양지들이 남해안에 있으며, 양쪽 해안 모두에 살콤·린머스·클로벨리 같은 아름답고 조그마한 도시와 촌락이 많다. 어업은 특히 브릭스함과 플리머스의 주요산업이며, 플리머스는 주요 해군기지이기도 하다.

다트무어에서 얻어지는 도자기용 흙인 고령토와 보베이 분지에서 나오는 볼클레이는 중요한 광물수출품이다. 지역별 산업으로는 티버턴의 섬유, 탓네스의 낙농제품, 다팅턴의 유리, 액스민스터의 모직물, 호니턴의 레이스, 데번포트 조선소의 공업단지 등이 있다. 플리머스와 엑서터는 주요 공업 중심지이며, 그 다음으로 중요한 곳들은 토베이·반스터플·뉴턴애봇 등이다. 서비스업에는 전체 노동인구의 2/3가 종사하고 있어 전국 평균치를 웃돌고 있는데, 이는 관광업의 중요성과 온화한 겨울 기후 및 자연경관에 이끌린 퇴직인구의 수가 많음을 보여준다.

인구의 중요한 집결지는 엑서터 시를 제외하고는 해안가에 있다. 중요한 소매·서비스 중심지 역할을 하는 도시지역으로는 플리머스, 주도(州都)이자 대성당과 대학교가 있는 엑서터, 영국의 주요휴양지에 속하는 토베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