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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큰 매력 포인트 중의 하나는 뭐니 뭐니 해도 선천적으로 타고난 배변 습관에 있다. 태어난 지 두 달도 안 되는 솜뭉치 같은 고양이를 집에 데려다 놔도 신기하게 모래 상자에 대소변을 하고는 모래를 덮어 놓고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어느 날 나의 고양이에게서 부적절한 배뇨 습관이 발견된다면? 보호자는 굉장히 당황하게 된다. 강아지가 소변을 아무 데나 본다고 해서 그것을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번거롭지만 훈련을 다시 시작하거나 소변 냄새를 묻힌 휴지나 종이를 패드에 깔고 소변 장소로 유도하는 훈련을 시작하면 되는 일이다.
그러나 고양이의 부적절한 배뇨 습관은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이다. 행동학적인 문제이기도 하고 의학적인 문제이기도 하며 대부분은 이 두 가지를 포함한 문제이기 때문에 그 원인에 대한 다원적인 체크가 요구된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영역 표시 스프레이의 구분이다. 중성화를 하지 않은 고양이나 때로는 중성화를 한 고양이에게서 나타나는 고양이의 정상적인 습성이므로 일단 부적절한 장소에서의 소변 행동이 스프레이라면 별 문제는 아니다. 스프레이인지 배뇨 장애인지를 구분하는 방법은 소변 시의 자세인데 고양이가 뇨를 높게 수직으로 뿜고, 수직 상태의 표면에 흔적이 남는다면 이것은 스프레잉이다.
반면 바닥을 긁어서 뇨 흔적을 묻으려고 하는 행위가 있다면 영역 표시를 위한 스프레이가 아니다. 스프레이도 너무 자주 나타난다면 고양이를 자극하는 어떤 불안 요인이 있는 것이다. 이때는 불안 요소나 스트레스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안감 완화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은 고양이 페로몬 제품이다. 마따따비나 캣닙 등의 고양이 환각제를 사용하거나 항우울제를 추가로 사용하기도 한다.
영역 표시 스프레잉과 비슷한 행동으로 성적 마킹이 있다. 이것은 성 호르몬의 증가에 의한 행동으로 수컷의 경우는 중성화 수술로 해결이 되며 암컷은 임신 시에 나타나기도 하지만 매우 드물다. 중성화를 한 후 수고양이의 경우 90%, 암고양이의 경우 95%가 부적절한 배뇨 습관이 개선된 것으로 보고되었다.
어린 고양이가 부적절한 배뇨 습관을 보인다면 여러 개의 화장실을 방 곳곳에 놓아 줘야 한다. 어린 고양이는 침실을 가로질러 화장실을 찾아가기 어려워 배뇨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부적절한 배뇨라고 생각된다면 고양이 화장실의 크기와 높이, 모래의 종류와 양을 다양하게 바꿔 가며 고양이가 좋아하는 화장실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고양이의 경우 이러한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다 결국 신문지를 깐 박스트레이에서만 소변을 본다는 사실을 발견한 경우가 있다. 이 고양이는 박스트레이에 대한 공포증을 가지고 있어 행동으로 표출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고양이는 화장실과 모래에 대한 기호가 까다롭다. 포기하지 말고 고양이가 좋아하는 화장실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환경이 바뀌거나 새로운 가족의 등장에 의해 공포심을 가지게 되는 경우 고양이가 받는 스트레스는 결국 병을 일으켜 비염증성 특발성 방광염에 걸리게 된다. 특발성 방광염은 고양이에게 가장 중요한 질병 중의 하나이다. 빈도수가 높으며 보호자와 수의사 모두에게 매우 주의를 요하는 질환이다. 수의사는 증상이 비슷한 감염성 방광염과 구분하기가 쉽지 않고 보호자는 스트레스로 인해 특발성 방광염에 걸린 줄도 모르고 고양이가 자신을 해코지하기 위해 일부러 하는 행동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고양이를 키우는 보호자들은 항상 고양이의 소변 습관을 체크하여 너무 늦게 병원을 찾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며 혹시 부적절한 소변 행동이 관찰된다면 수의사의 조언을 받아 행동적인 부분을 교정을 해 주고 그래도 고쳐지지 않는 경우 약물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스트레스원인제거 | 보호자의 부재, 식사의 변경, 이사, 다른 동물의 존재 등이 원인이 되므로 이 부분에 대한 해결이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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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성화 수술 | 암, 수 모두에서 상당 부분 개선이 된다. |
행동 요법 | 테이프나 은박지를 깔아 놓거나 배뇨하는 곳에 물이나 식사를 놓아 둠으로써 배뇨하는 장소를 싫어하게 만든다. |
화장실 위생과 기호성 체크 | 화장실의 청결도를 체크하고 화장실의 종류, 모래의 종류를 다양하게 사용해서 기호성을 파악한다. |
약물요법 | 마따따비, 캣닙 등 스트레스를 해소해줄 수 있는 페로몬 물질을 이용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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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동물 병원에서 주로 고양이 진료를 담당하고 유기묘 봉사활동, 고양이 관련 강의, 동물관련 잡지에 글쓰기, 블로그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고양이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깨기 위해 노력 중이다.
출처
고양이를 처음 입양하는 순간부터 마지막 이별의 순간까지 궁금한 모든 것을 담았다. 고양이를 키우기 위해 필요한 사소한 준비물부터 응급 시에 알아야 할 필수 대처법까지 그 누구도 알려 주지 않았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