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6월 29일, 먼로는 유명한 대중 작가이자 미국의 지성으로 알려진 아서 밀러와 세 번째로 결혼하여 주가를 더욱 높인다. 먼로는 아서 밀러를 공개적으로 과찬하고 다녔다. 아서 밀러 역시 먼로의 아름다움으로부터 작품의 영감을 얻는다고 말하면서 먼로의 인간성과 가치가 다른 그 누구보다도 훌륭하다고 말했다.

사실 먼로와 밀러는 부부관계라기보다는 사제 관계에 가까운데도 먼로가 밀러와 결혼한 이유는 지적인 남편을 얻어 기존의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사이는 밀러와의 사이에서 임신한 아이를 자궁 외 임신으로 사산한 후부터 점점 벌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아이를 잃은 먼로가 프랑스 배우 이브 몽탕, 프랭크 시나트라 등과 어울리자 밀러가 이를 용납하지 못하면서 결혼 생활은 4년 만에 끝이 났다. 당시 두 사람의 이혼을 두고 한 언론에서는 다음과 같이 꼬집었다.

먼로는 약물복용으로 심신을 달래고 있었는데 바로 그때 대단한 형제를 만난다. 당대의 정치가인 케네디 형제들이다. 케네디 대통령과 먼로의 만남은 존 케네디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에 이루어졌다. 존 케네디와 먼로 사이에서 뚜쟁이 노릇을 한 사람은 존 케네디의 동서인 영화배우 피터 로포드이다. 존 케네디를 거쳐 간 유명 배우로는 오드리 헵번, 제인 맨스필드, 엔지 디킨슨, 주디스 엑스너 등도 있었다. 문제는 메릴린 먼로였다. 그녀는 자신이 존 케네디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어간다고 믿기 시작했다.

메릴린 먼로와의 밀회 장소는 카라일 호텔의 대통령 전용 펜트하우스였고 존 케네디가 대통령에 취임한 후 두 사람은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함께 여행하기도 했다. 그녀의 변장술이 너무나 뛰어나 아무도 그녀가 영화배우 먼로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고 한다.

먼로는 자신이 케네디가의 며느리가 될 것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었는데 집착이라 느껴질 정도로 진지했다. 심지어는 재클린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자리를 내놓으라는 말을 했다는 소문도 있다. 그러나 존 케네디는 섹스와 사랑을 혼동하는 타입이 아니었다. 미국이라는 막강한 국가의 대통령이 된 존 케네디는 그동안 미국 대통령이 되기까지 조력해준 재클린과 이혼하면서까지 먼로와 결혼해 정치 경력을 망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알려지기에는 FBI 국장으로부터 먼로와 정사를 나누는 것이 모두 감시되고 있다는 경고를 받은 존 케네디가 먼로와의 관계를 끝냈다고 한다.

변심한 케네디 대통령을 대신하여 접근한 사람은 그의 동생 로버트 케네디다(존 케네디가 소개해주었다는 설도 있음). 그는 먼로를 동정하기 시작했고 곧이어 사랑에 빠졌지만 로버트 케네디 역시 그녀에게 진지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그녀와 헤어질 구실을 찾고 있었다.

신경 쇠약에 걸린 먼로는 점점 더 수면제와 술에 의존했고 밤마다 불면증에 시달렸다. 당시 먼로는 〈아내는 살아 있었다〉라는 영화를 찍고 있었는데 세트장에 몽롱한 상태로 나타나 대사도 제대로 외우지 못했다고 한다. 이 영화는 20세기폭스필름사가 심혈을 기울이는 작품이었으므로 마침내 먼로는 배역을 빼앗겼고 촬영은 중지되었다.

자신의 배우 생활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로버트 케네디와의 사이에서 임신한 아이까지 중절하자 먼로는 초조함을 느꼈고 정신이 이상해졌다. 이것이 자살 동기 중 하나라는 추측이 많다. 알려지기에는 케네디 형제로부터 버림받았을 때 그녀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것은 전남편 조 디마지오라고 한다. 먼로는 그와 다시 결혼할 것을 결심한다. 그러나 결혼을 3일 앞둔 1962년 8월 5일 먼로는 침대 위에서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