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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스틱 효과’란 경제 용어가 있다. 경기가 불황일 때도 립스틱 같이 저렴한 제품은 잘 팔리며, 역으로 그 현상 자체가 불황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선 이 말이 착착 들어맞았다. 모든 소비가 둔화되어도 립스틱은 더욱 유행했고, 오히려 싼 립스틱을 여러 개 사는 현상이 나타났다. 화장품 매장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발라준 새빨간 립스틱을 거울로 비춰보며 순간 여왕 같은 표정을 짓던 한 여자가 인상 깊었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립스틱 하나가 기분전환을 시켜준다는 뜻일 것이다.
마릴린 먼로, 비비안 리, 엘리자베스 테일러……, 전설적인 여배우들이 과연 립스틱 없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우리나라에서도 여배우가 TV에서 바르고 나온 립스틱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인터넷 중고시장에서 프리미엄까지 붙여가며 팔고 사는 것도 보았다. 나 역시 오래 전 우리나라의 립스틱 캠페인 광고에 휩쓸려 이영애의 ‘밍크 브라운’과 ‘미스티 퍼플’, 김지호의 ‘헵번 브라운’, 심은하의 ‘아이스 아이스 스모키’까지 빠짐없이 사들였던 것을 고백한다.
뿐만 아니라 학생 때 일본에서 눈부시게 선명한 딸기우유 핑크 립스틱을 보고 “10개 주세요.” 했다가 그것이 3천 원이 아닌 3천 엔이란 사실을 깨닫고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었다. 립스틱, 립글로스는 사용 기한이 짧은데도 불구하고 죽을 때까지 써도 못 쓸 만큼 사들였다. 아무래도 ‘립스틱 효과’는 단순한 경제 용어가 아니라, 립스틱이 여자의 행복지수를 높여줄 수 있는 강력한 무기란 뜻으로 바꿔 사용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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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에디터의 화장품 가이드. 화장품에 대한 온갖 궁금증 해결은 물론이고, 자신의 피부 타입과 톤 알아내는 법, 화장품에 들어가는 성분과 질감까지 꼼꼼히 짚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