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자들은 세계에서 아이 크림을 가장 열심히 바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양 사람들은 굵은 주름이 좍좍 가 있는데도 아이 크림을 따로 바르는 경우가 별로 없다. 우리가 더 팽팽한 피부를 가진 이유는 유전적으로 피부 표면이 덜 늙는데다가 관리도 더 많이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상적인 ‘관리’라는 것이 별 게 아니다. 자외선을 최대한 피하고, 눈가를 박박 문지르지 않고, 지나치게 씻지 않고, 건조할 때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다. 그 네 번째를 우린 충실하게 하고 있다.

그렇다면 아이 크림의 정체는 대체 무엇일까? 예전에 화장품에 뭐가 들었는지 절대 안 가르쳐주던 시절-전성분 표시제 실시 이전-엔 그저 신비의 물질로 포장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마침내 아이 크림의 실체가 밝혀졌다. 허망하게도 아이 크림엔 무슨 보석이 숨어있는 게 아니라 그저 얼굴용 크림의 연장선이었다. 다만 눈가에 닿아도 되는 성분들로만 구성해 더 순하며 주름 개선 기능성 물질, 팽팽해 보이도록 하는 물질로 구성되어 있다.

모 유명 고가 브랜드 아이 크림도 주름을 쫙쫙 펴줄 것 같았는데 들어간 성분을 보니 그냥 건성 피부가 얼굴 전체에 발라도 되는 평범한 크림이었다. 심지어 주름 개선 기능성 제품도 아니었다. 아무리 느낌이 좋은 제품도 주름 개선 기능성 인증을 못 받았다면 일시적으로 팽팽한 느낌만 주는 것일 수 있다.

물론 주름 개선 기능성 제품이고 다양한 보습 성분과 항산화 성분이 균형감 있게 든 제품도 있다. 아이 크림에 주름 개선에 대한 기대를 한다면 이런 제품을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 어쨌든 아이 크림은 더 유분이 많고 고기능일 확률이 높으면서 순한 제품이기 때문에 건성 피부라면 얼굴 전체에 바를 수 있다. 그러나 얼굴용 크림은 일부 타르 색소 등 눈가에 금지된 성분도 들어가는 경우가 있어 가능한 눈가에 안 바르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