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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뉴스에서 미국 피부과 의사가 자외선 차단제는 만능이 아니라며 SPF 15 이상에 자외선A도 차단하는 제품을 써야 한다고 경고하는 걸 보았다. ‘대체 언제적 얘기를 하나? 당연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세상에는 여전히 그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는 걸 생각하면 다시 한 번 주지시키는 것도 좋을 듯싶다.
자외선 차단제는 좋은 걸 올바르게 써야 한다. 일단 자외선 차단지수가 뭔지 알아보자. SPF는 자외선B 차단지수인데 아무것도 안 바른 피부에 홍반(붉은 반점)이 생기는 자외선 양 대 해당 자외선 차단제를 발랐을 때 홍반이 생기는 자외선 양의 비다. 쉽게 말해 맨 피부로 15분간 자외선을 쬐면 벌겋게 되는 사람이 어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니 300분, 즉 5시간 동안 쬐어서 벌겋게 되었다면 그 제품의 자외선 차단지수는 SPF 20이다. 원래보다 증상이 나타나는 시간을 20배 늦춰준다는 얘기다.
여기서 주의할 게 5시간 동안은 안전하다가 갑자기 무방비가 되는 게 아니라 피부가 지속적으로 손상을 받다가 마침내 눈에 띄게 증상이 생기는 게 5시간 후란 얘기다. 또 실험에 참여한 사람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썼을 땐 얼마나 방어해줄지 불명확하다. 그러므로 ‘SPF 30, 15분×30=7시간 반 동안 완벽 방어!’ 같은 건 과대광고인 것이다.
자외선A 차단지수(PFA : protection factor of UVA)도 개념은 같다. 피부가 눈에 띄게 검어지기 시작하는 시간으로 결정한 차단지수를 +의 개수로 전환해서 표기한다. PA+++는 PFA 8 이상이다. +가 많을수록 차단 능력이 강하고 우리나라엔 한 개부터 세 개까지, 일본엔 네 개까지 있다.
여기서 문제는 자외선A 차단지수다. 예전엔 자외선A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자외선A 역시 B 못지않게 해롭다는 사실이 속속 알려지며 유럽에선 자외선A 차단지수가 B 차단지수의 3분의 1은 되도록 권고하며 그런 제품에만 UVA 마크를 붙여 구분한다. 예를 들어 SPF가 25만 되어도 PA는 당연히 +++(PFA 8 이상)가 나와야 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SPF 15 이상, 자외선A 차단지수가 일정 기준 이상인 제품에만 ‘broad spectrum’이란 표기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그런 기준이 없어 자외선A 차단 기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제품이 많다. SPF 지수만 보고 안심할 게 아니라 PA+ 개수도 꼭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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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뷰티 에디터의 화장품 가이드. 화장품에 대한 온갖 궁금증 해결은 물론이고, 자신의 피부 타입과 톤 알아내는 법, 화장품에 들어가는 성분과 질감까지 꼼꼼히 짚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