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때 한국인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애도의 기분에 휩싸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축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도 함께 즐거워했다. 선거 직전에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되는 것도 ‘남들과 같은 행동’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심리 때문이다. 대형 사건, 이벤트를 떠올릴 것도 없다. 부서의 누군가가 우울에 빠져 있으면, 우울감이 부서 전체를 장악하는 건 시간문제다.”

“흉내내기는 확실히 사회적 교류라는 기계에 윤활유처럼 작용하며 긍정적인 사회적 행동을 증가시킨다. 이와 같은 친사회적 행동을 통해 사람들이 연결되면 연대가 더 단단해지고 많은 사람들 속에서 더욱 안전해지는 부수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자신의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또 삶이 얼마나 잘 풀려 가는지 얘기하러 들어오는 환자는 없다. 환자와 의사 사이에서 주고받는 것들은 문제와 고통, 저조한 기분이다. 이 부정적인 성향의 흐름은 의사에게 특별한 도전거리를 던진다. 만약 의사가 지나치게 공감적이라면, 즉 모든 고통과 저조한 기분을 있는 그대로 개인적으로 경험한다면, 거기에 압도당해서 자신의 환자를 도와줄 수 없게 될 위험이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의사가 자신과 환자 사이에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감정의 벽을 세운다면, 환자는 의사가 냉담하며 마음이 닫혀 있다고 분명히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