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본문 인쇄하기
소비자의 후각을 자극해 제품 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센트(scent)의 뜻은 ‘향기, 향수, 냄새’로, 향기 마케팅이라고도 한다. 업종과 장소를 불문하고 향기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는데, 이는 후각이 인간의 오감 가운데서 가장 예민하고 인상이 오랫동안 남는 감각 기관이기 때문이다. 이를 잘 설명해주는 게 바로 상태 의존적 기억(state dependent memory)과의 연관성이다. 어떤 냄새를 맡거나 음악을 들으면 자신도 모르게 이전에 그것을 경험했던 상황이 연상되는 게 바로 상태 의존적 기억으로, 맛있는 음식 냄새만 맡아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후각의 이런 특징에 더해 소득과 문화수준이 높아져 시각적 요소보다는 후각적 요소에 관심을 더 기울이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센트 마케팅은 다양한 분야로 확산하고있다.
미국 뉴욕 시립대학의 경영학자들은 2015년 발표한 논문에서 따뜻한 향이 나는 매장은 향이 없는 매장은 물론이고 차가운 향이 나는 매장보다 소비자의 구매 금액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향기의 종류와 제품 판매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똑같은 향기인데도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일까? 이들은 이런 차이는 사람들이 향기를 온도에 비유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홍진환의 해설을 들어보자. “따뜻한 향기는 포근한 느낌도 주지만 한편으로는 주변이 실제보다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는 느낌도 준다. 이는 군중 속에서의 무력감으로 이어진다. 과시적 소비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힘을 보여주려는 경향이 생긴다.”
그간 매장 중심으로 활용되었던 센트 마케팅은 개별 제품으로 확산되는 추세인데, 지방자치 단체도 센트 마케팅에 합류하고 있다. 이른바 ‘옐로시티(Yellow-City)’를 모색하고 있는 전남 장성군이 그런 경우다. 장성군은 2014년부터 장성역을 중심으로 읍면 20여 개소에, 3월 튤립, 4~8월 메리골드, 루드베키아, 해바라기, 웨이브 페튜니아, 9~10월 국화, 11월~2월 팬지 등 노란색 꽃을 식재해 사계절 내내 노란색 향기가 은은하게 퍼지도록 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원하는 냄새를 전송하는 기기가 등장하고 후각 자극기 등이 개발되는 등 인간의 후각을 공략하는 기술은 갈수록 정교하게 치밀한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이런 이유 때문인지 사람의 후각이 조작되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예컨대 영국의 도시 디자이너 빅토리아 헨쇼는 미국의 한 우유업체가 샌프란시스코 버스 정류장 우유 광고판에 쿠키 향기를 분사하는 장치를 설치했다가 주민들의 항의로 철거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우리의 감각, 특히 후각은 알게 모르게 조작되고 있다”고 했다.
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처 또는 저자에게 있으며, Kakao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 ・ 김선태, 「[천자칼럼] 향기 마케팅」, 『한국경제』, 2012년 8월 20일.
- ・ 조신희, 「후각을 잡아야 매출이 오른다 ‘향기 마케팅’」, 『충청일보』, 2015년 3월 10일; 「[용어 아하!] 센트 마케팅」, 『디지털타임스』, 2015년 3월 31일; 박선희 · 염희진, 「[커버스토리] 향기의 마력···‘센트 마케팅’ 어디까지 왔나」, 『동아일보』, 2013년 2월 14일.
- ・ 홍진환, 「따뜻한 향기 나는 매장, 실적도 훈훈? 지갑 여는 ‘감각 마케팅’」, 『동아일보』, 2015년 2월 3일.
- ・ 김문태 · 김혜수, 「‘향기 나는 色 마케팅’ 전국 지자체가 주목한다」, 『광주매일신문』, 2015년 7월 1일.
- ・ 남도영, 「“향기 맡으면 힐링”···후각 서비스 이끈다」, 『디지털타임스』, 2014년 8월 18일.
- ・ 최윤필, 「“잃어버린 향기를 찾아서” 도시 디자인에 새 지평 열다」, 『한국일보』, 2014년 12월 31일.
글
IT와 SNS 문화, 사회학에 관심이 많은 문화평론가다.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했다. 월간 『인물과사상』에 ‘사회문화사’를 연재했으며, 지금은 ‘인물 포커스’를 연재하고..
출처
정보공해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아 헤매고 있는 사람들을 위하여! 문화, 미디어, 테크놀로지, 디지털, 경제, 마케팅, 일상생활, 사회, 교육, 정치 등 크게 10섹션으로 구분하여 각각 핵심 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