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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온라인 서점이자 메가 쇼핑몰인 미국 아마존은 출판사와 가격 협상을 벌일 때 낮은 가격으로 계약을 맺기 위해 유통망을 담보로 하는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를 일러 가젤 프로젝트라 한다. 가젤 프로젝트라는 말은 아마존의 CEO 제프 베저스가 말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치타가 병약한 가젤의 뒤를 쫓는 것처럼 아마존은 영세 출판사를 공략해야 한다”는 발언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발생한 프랑스 아셰트북그룹과 e-북 가격 인하를 놓고 벌인 갈등이 아마존의 가젤 프로젝트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된다. 아마존은 2014년 5월부터 아셰트북그룹과 팽팽한 줄다리기를 거듭하다가 협상이 결렬되자 8월부터 아셰트북그룹이 출판한 일부 책 판매를 중단하거나 배송을 지연시키는 것은 물론 책 할인 규모를 확 줄여 서적 판매를 노골적으로 방해했다. 이에 아셰트북그룹은 “(책 판매 중단과 같은) 아마존의 징벌적 행동은 불필요하고 신뢰하는 비즈니스 파트너가 취할 행동이 아니다”며 정면 반발했다.
이 싸움엔 작가들도 가세했다. 『아웃라이어』 등 글로벌 베스트 셀러를 쓴 맬컴 글래드웰, 제임스 패터슨, 스티븐 킹, 존 그리샴 등 909명의 미국 작가들은 ‘작가 연합(Authors United)’을 결성하고 “아마존이 시장 지배력과 자금력으로 출판 시장을 독점하려고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또 2페이지에 걸친 광고를 『뉴욕타임스』에 게재하고 “아마존과 아셰트북그룹 어느 쪽 편도 아니다”면서도 “(아마존의 조치는) 비즈니스 파트너(작가)에게 할 행동이 아닐 뿐더러 친구를 대하는 올바른 방식이 아니다”고 아마존을 비난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기자 조지 패커는 2014년 8월 아마존의 가젤 프로젝트는 “출판사뿐 아니라 책의 운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칫 전자책으로 책값이 함께 낮아져 출판업계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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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 Adam Auriemma, 「아마존을 움직이는 힘, 제프 베조스는 어떤 사람인가」, 『월스트리저널 한국판』, 18, February, 2014.
- ・ 박봉권, 「온라인 공룡 아마존의 실력 행사···책값, 영화 타이틀값 낮춰라」, 『매일경제』, 2014년 8월 11일.
- ・ 이명관, 「유럽 작가 1천 명이 아마존에 반기 든 이유」, 『비즈니스포스트』, 2014년 8월 19일.
글
IT와 SNS 문화, 사회학에 관심이 많은 문화평론가다.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했다. 월간 『인물과사상』에 ‘사회문화사’를 연재했으며, 지금은 ‘인물 포커스’를 연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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