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Youtube)

ⓒ stux/Pixabay | Public Domain

SNS나 동영상 플랫폼은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올리는 콘텐츠를 이용해 수익을 창출한다. 이용자들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분석해 해당 사용자의 패턴을 파악하고 선호도를 조사해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통해 수익을 만드는 셈이다. 이렇듯 자신의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사람들 덕에 동영상 플랫폼과 SNS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일러 ‘디지털 농노주의’라고 한다. 봉건제 사회에서 봉건 영주의 신분적 지배하에 직접적 생산을 담당했던 피지배계급인 농노에 빗댄 말이다.

디지털 농노주의라는 말을 만든 사람은 로이터 통신의 프로덕트 매니저인 앤서니 드로시지만, 디지털 농노주의에 대해 본격적인 문제 제기를 한 사람은 하버드 케네디스쿨 교수이자 IT 미래학자인 니코멜레다. 그는 『거대권력의 종말』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마추어 창작자들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같은 사이트에 현혹되어 자신보다는 미디어 플랫폼에 이득을 가져다주는 흥미로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돈과 시간, 에너지를 쏟아 붓는다. 중세시대의 농노처럼 창작자들은 자신들이 거주하는 땅을 소유하고 있지 않으며 그 땅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텀블러(사진공유 SNS) 등 다른 누군가가 소유하고 있다.”

디지털 농노라는 말을 직접 사용하진 않았지만, 『SNS 쇼크』의 저자 카르스텐 괴릭은 디지털 농노가 탄생하는 메커니즘을 잘 설명한다. 그는 “이 새로운 네트워크 서비스는 우리가 가진 생각과 시간을 희생하기를 요구한다.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글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영상을 본다. 홈페이지를 만들기도 하고 어떠한 사안에 대해 반대운동을 시작하기도 한다. 또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의 내용물 작성에 참여한다든지,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린다든지, 플리커에 사진을 올린다거나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등 직접 인터넷 콘텐츠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렇다고 우리가 활동에 대한 대가를 받는 건 아니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아니, 오히려 그 반대다. 기업들이 광고를 목적으로 자신들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협조하고, 광고에 사용할 내용물을 제공해주며, 최종적으로 기업들이 이 같은 결과물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돈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어떤 사이트에는 사용자들이 제공한 자료들을 재판매할 수 있다는 사용 조건이 명시되어 있기도 한다.”

온라인 저널리즘의 대명사로 떠오른 『허핑턴 포스트』도 디지털 농노주의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허핑턴 포스트』는 블로거들의 무료 기고에 의존해 크게 성장했는데, 아리아나 허핑턴이 2011년 2월 아메리카 온라인(AOL)에 3억 1,500만 달러(3,490억 원)를 받고 팔자 블로거들은 자신들은 “현대판 노예였다”고 분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