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본문 인쇄하기
스토리
텐센트
텅쉰지주유한책임회사, Tencent설립 | 1998년 11월 |
---|---|
국적 | 중국 |
설립자 | 마화텅(馬化騰, 영문명 Pony Ma) |
대표자 | 마화텅(馬化騰 1998. 11~) |
분야 | IT |
취급품목 | 게임, 포털, 검색, 전자상거래, 블로그, 이메일, SNS 등 |
사이트 | http://www.tencent.com/ |
본사 주소 | 선전(深圳) |
목차
-
‘펭귄 제국’ 텐센트의 탄생
-
텐센트 성장의 일등공신은 한국의 싸이월드
-
텐센트의 ‘카피캣’ 논란과 마화텅의 ‘창조적 모방’론
-
QQ는 온라인에서 ‘꽌시 문화’를 상징하는 메신저
-
‘텐센트 제국’에서 ‘텐센트 연방’으로
-
‘인터넷 연결기(connector)’를 꿈꾸는 텐센트
‘펭귄 제국’ 텐센트의 탄생
중국을 대표하는 인터넷 기업이다. 텐센트는 중국의 포털 사이트 바이두(Baidu),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Alibaba)와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인터넷 기업으로 평가받는데, IT업계에서는 이들 세 기업의 앞 글자를 따서 BAT라고 부르기도 한다. 2015년 9월 현재 BAT의 시가총액 합은 3,790억 달러를 넘었는데, 이는 한국의 시가총액 ‘빅3’인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한국전력의 시가총액의 합을 넘어선 것이다. BAT는 세계 IT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인터넷 기업을 위협할 경쟁자로 평가받기도 있는데, 이런 이유 때문인지 미국에 TGIF(트위터·구글·애플아이폰·페이스북)가 있다면 중국엔 BAT라는 말마저 나오고 있다.
텐센트의 주요 사업 영역은 SNS와 온라인 게임이다. 예컨대 텐센트를 대표하는 메신저 QQ 이용자는 2016년 2월 현재 8억 6,000만 명에 달하는데, 이는 전 세계 모바일 메신저 이용자 수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와츠앱(Whatsapp)’ 다음이다. 와츠앱의 이용자는 9억 명가량이다. 2011년 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 메신저 위챗(WeChat, 중국명 웨이신(微信)) 이용자는 2016년 3월 현재 7억 명가량에 달한다. 현재 위챗은 중국인들 사이에서 다음과 같은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첫째, 대화의 장이다. 둘째, 돈거래의 통로다. 셋째, 모바일 명함이다. 넷째, B2C(business to consumer) 정보의 장이다. 다섯째, 소셜 미디어로 이용되고 있다. 위챗이 ‘중국의 카카오톡’으로 통하는 이유다.
텐센트는 2008년 11월 마화텅(馬化騰, 영문명 Pony Ma)이 창업했다. 1971년 10월 광둥(廣東)성 산터우(汕頭)시에서 관얼다이(官二代·관료 2세)로 태어난 마화텅은 애초 천문학자를 꿈꾸던 소년이었다. 하지만 13세부터 살기 시작한 광둥성 선전(深圳)에서 개방과 혁신의 세례를 받고 컴퓨터 활용 능력을 키우기 시작했다. 당시 선전은 덩샤오핑에 의해 중국 개혁․개방의 첫 시범 지역인 경제 특구로 지정되어 있었기에 어느 도시보다 개방과 혁신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던 지역이었다.
선전대학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한 후 마화텅은 자신의 컴퓨터 활용 능력을 십분 발휘하기 시작해 대학 시절부터 중국 내에서 천재 프로그래머로 이름을 날렸다. 이런 그에게 그의 친구들은 ‘해커’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마화텅은 바이러스에 대한 지식도 많아 선전대학 전산실 직원들까지 그를 찾아가 자문을 구할 정도였는데, 당시 선전대학이 바이러스 관련 보안 시스템을 고민하는 것을 알고 방안을 마련해 학교에 제출하기도 했다.
마화텅은 선전대학교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후 종합통신서비스 제공업체인 차이나텔레콤에 입사해 호출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5년 동안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했다. 이때 우연히 윈도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이스라엘의 실시간 메신저 서비스 ICQ를 접하고 중국에서도 ICQ처럼 사람을 호출하고 대화하고 이메일을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해서 1998년 11월 탄생한 게 바로 텐센트였다. 마화텅의 핵심 파트너인 장즈동(張志東)을 비롯한 창업 멤버들은 모두 선전대학 컴퓨터학과 동기들이다.
텐센트의 중국명은 ‘텅쉰(騰訊)’이다. 회사 이름을 이렇게 지은 것엔 크게 2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부친인 마천슈(馬陳術)가 ‘만 마리 말이 질주하는 정보시대’란 뜻에서 지었다는 설이고, 다른 하나는 어쩔 수 없이 텅쉰을 회사명으로 지었다는 설이다. 이 가운데 두 번째 설을 살펴보자. 쉰(訊)은 중국어로 ‘메시지․커뮤니케이션’을 뜻하기 때문에 마화텅은 인스턴트 메신저를 내놓기 위해 ‘쉰’을 당연하게 선택했다. 문제는 ‘쉰’과 결합할 나머지 한 글자였다. 이에 마화텅은 몇 가지 이름을 지어 상표로 등록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텅쉰’을 제외한 모든 상표가 이미 등록되어 있는 게 아닌가. 결국 마화텅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이다.
텅쉰의 영문명을 텐센트로 한 데에도 이유가 있다. 마화텅은 외국인이 ‘텅쉰’을 발음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당시 건당 문자 메시지 가격이 10cent이었던 것에 착안해 ‘텐센트’라는 이름을 지었다. 게다가 텐센트는 텅쉰과 발음이 비슷했다. 텐센트를 일러 ‘펭귄 제국’이라고 하는 것 펭귄을 로고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텐센트 성장의 일등공신은 한국의 싸이월드
마화텅은 창업 후 3개월 뒤에 중국 스타일의 ICQ, 즉 인스턴트 메신저 OICQ를 내놓았다. 이게 바로 오늘날의 텐센트를 일군 원동력이 된 QQ메신저의 전신이다. 하지만 1998년은 중국에서 막 인터넷 붐이 일어나던 때라 인스턴트 메신저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무척이나 치열했다. 당시 중국 내에 QQ메신저와 비슷한 종류의 프로그램은 100여 개에 달했다. 자금과 기술 부족까지 겹쳐 악전고투가 이어졌다. 마화텅의 말이다. “자금이 부족해서 그걸 해결하고 나면 소프트웨어가 따라가질 못했다. 결국 우리는 여기저기 빌붙어 서버를 빌려야 했다. 처음에는 일반 PC 한 대를 광대역 조건을 갖춘 기계실에 배치하고 우리 프로그램을 다른 사람의 서버에 몰래 옮겨 사용했다.”
OICQ를 무료 다운로드로 전환한 후 이용자가 늘기 시작했지만 이번엔 이용자의 급증으로 서버 임대료가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마화텅은 회사를 처분할 생각까지 했는데, 수익 모델이 없는 텐센트를 인수하려는 회사가 없어 매각엔 실패했다. 마화텅은 투자 유치와 회사 매각을 추진하던 와중에 두 번의 디스크 수술을 받아 심신이 만신창이가 되기까지 했다. 다행히 1999년 하반기 20페이지짜리 사업 계획서를 6가지 버전으로 만들어 해외 투자자를 물색하고 나선 끝에 미국의 투자회사 IDG사와 홍콩 통신업체 PCCW로부터 40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해 위기를 넘겼다.
텐센트는 2001년 OICQ의 이름을 QQ로 바꾸었다. 1999년 8월, ICQ를 인수한 미국의 AOL ICQ가 2000년 OICQ가 ICQ의 상표권을 침해했다면서 제기한 상표권 소송에서 패배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일로 텐센트는 사용자들에게 사과까지 해야 했지만 결과적으로 상표권 분쟁은 전화위복이 되었다. 이용자들에게서 QQ라는 서비스명이 부르기 쉽다는 평가와 함께 교체한 아이콘들도 호평을 받은 것이다.
2000년 4월 500만 명에 불과했던 QQ 가입자 수는 2002년 3월 1억 명, 2003년 9월 2억 명으로 빠르게 증가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일까? 크게 2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하나는 당시 한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던 ‘싸이월드’ 벤치마킹이다. 텐센트는 2000년대 초 싸이월드에서 유행하던 ‘아바타’에서 힌트를 얻어 아바타를 무료로 제공하고 아바타 꾸미기 아이템인 가상 옷과 장신구를 유료로 판매하는 방식의 QQ쇼를 출시했는데, 이게 중국인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낸 것이다.
다른 하나는 도박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심리를 겨냥한 온라인 게임의 제공이었다. 텐센트는 2003년부터 QQ를 플랫폼 삼아 전자상거래, 온라인게임, 검색 엔진 등 다양한 영역으로의 진입을 시도했는데, 이 가운데 가장 역점을 둔 게 바로 온라인 게임이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텐센트가 중국 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방법으로 한국산 게임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텐센트는 한국산 게임을 노골적으로 카피하거나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 게임 업체들과 퍼블리싱 계약을 맺는 방식을 통해 한국산 게임을 제공했다. 현재 텐센트는 중국 게임 시장의 70%를 장악한 기업으로 성장했는데, 텐센트가 게임 아이템 판매로 벌어들이는 돈은 연간 5조 원이 넘는다. 텐센트 전체 수입의 4분의 3에 달하는 수치다. 텐센트가 온라인 게임을 통해 성공을 일군 회사라는 말을 듣는 이유다.
텐센트의 ‘카피캣’ 논란과 마화텅의 ‘창조적 모방’론
텐센트는 QQ와 온라인 게임 유통을 통해 성장의 페달을 본격적으로 밟기 시작했지만 텐센트는 이 과정에서 ‘카피캣(모방꾼)’이라는 불명예를 얻어야 했다. 텐센트의 플랫폼이 된 QQ는 이스라엘의 ICQ를, 텐센트의 수익 모델은 싸이월드의 아바타, 한국산 게임 등에서 일구는 등 경쟁사의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를 모방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텐센트는 중국 IT기업의 서비스까지 모방했기에 텐센트와 마화텅은 중국 내에서도 ‘인터넷의 공공의 적’이라고 불렸다.
물론 마화텅은 이런 비판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말한다. 마화텅은 “우리가 다른 사람의 물건을 도둑질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같은 식당을 하더라도 당신이 콩국을 팔다가 고객이 전병을 원하고 당신이 그것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시도해 보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당신은 전병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는 것 때문에 콩국 판매를 포기하겠는가? 결국 고객이 최종적으로 당신의 가게를 선택하는 이유는 메뉴가 많아서가 아니라 당신이 만든 콩국과 전병이 맛이 좋던가 혹은 위생과 서비스가 좋기 때문일 것이다.”
나아가 마화텅은 텐센트는 무조건 베끼는 회사가 아니라 기존 제품을 변형해 재창조하는 이른바 ‘차별적 모방’을 하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그는 2008년 텐센트 창립 10주년을 맞아 텐센트 내부 간행물에 쓴 <차별적 모방>이라는 글에서 “중국의 인터넷회사는 기본적으로 모든 국외의 모델을 모방한 것이다. 이는 텅쉰 역시 마찬가지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텅쉰과 같은 시기에 창업한 많은 우수 기업들이 생존에 실패한 반면, 운이 좋았던 우리는 중국에서 시장가치가 가장 높은 인터넷 회사로 성장했다.……모방이라는 동일한 방식으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운명이 전혀 달랐던 원인이 무엇일까? 그 해답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다. 대다수 기업들이 고양이를 보고 고양이를 그대로 그리는 방식을 벗어나지 못한 반면, 텅쉰은 고양이를 보고 나서 그 모방품으로 사자를 그렸기 때문이다.”
어쨌든 마화텅은 모방을 통해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철학도 가지고 있는데, 중국에서는 이를 마화텅의 ‘3문(問) 철학’이라 부른다. 모방을 통한 시장 진입에 앞서 ‘세 가지 질문’을 먼저 던진다는 뜻이다. ‘3문’은 이런 것들이다. 첫째, 새로운 영역에 텐센트의 장점이 있는가? 둘째, 텐센트가 할 수 없다면 사용자는 어떤 손실을 입을 것인가? 셋째, 만약 해냈다면 텐센트는 이 새로운 영역에서 어떤 경쟁적 우세를 확보할 수 있는가?
창조적 모방을 하기 위해 텐센트는 시장에 출시되는 새로운 제품을 모두 시험해보는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텐센트가 전 세계 인터넷 영역에서 출시된 거의 모든 신기술․신제품 가운데 시험을 해보지 않은 것은 거의 없다고 한다. 마화텅 역시 제품을 직접 체험해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텐센트 직원들은 물론이고 마화텅 스스로가 자신을 ‘최고 경험책임자’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마화텅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중국 시장에 출시된 대부분의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았다. 그렇지 않으면 제품이나 서비스가 좋은지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중국 시장의 그토록 많은 IM제품을 당신은 전부 사용해 보았는가? 그들의 어느 부분이 좋은지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나는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QQ는 온라인에서 ‘꽌시 문화’를 상징하는 메신저
앞서 보았듯, 텐센트는 워낙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에 ‘정체성’을 규정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텐센트라는 기업을 파악하기 위해서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하나 있으니, 그건 바로 QQ다. 거칠게 말하자면, QQ는 텐센트의 입구(入口)이자 출구(出口)다. 왜 그런가? 오늘날 중국 네티즌의 97%가 QQ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QQ가 모방을 통해 성장하긴 했지만 모방만으로는 중국인들의 QQ 사랑을 설명하긴 어려운 것이다. 사실, QQ의 성공은 중국 사회의 독특한 문화와 관련이 깊다.
중국인들은 넓은 지역과 많은 인구는 물론 약 50여 개가 넘는 민족이 함께 거주하고 있는 특성 때문에 쉽사리 새로운 상대방을 믿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자신이 속한 내부 집단에 속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중국 특유의 인적 네트워크 중시 문화를 일러 꽌시(關係)라 하는데, 우리나라 말로 하면 관계라고 해석할 수 있지만 중국에서는 법이나 제도보다도 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만큼 그렇게 단순하게 해석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니다. 꽌시는 동일한 집단 내에서는 철저한 신뢰 관계를 형성하지만 집단 외부에 대해서는 배타적인 중국의 문화를 상징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다.
바로 그런 중국인 특유의 꽌시 문화를 온라인에 반영한 게 텐센트의 QQ였다. 중국인들은 QQ사용자등록번호(QQ사용자명은 영문이 아니라 숫자)를 전화번호만큼 중요한 번호로 쓰고 있는데, 이렇듯 QQ는 온라인에서의 ‘꽌시 문화’를 상징하는 메신저가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투자 칼럼니스트 정주용은 이렇게 말한다.
“중국식당 가면 어떻게 앉나? 둥그렇게 앉아서 모두가 서로를 바라보게 앉는다. 음식 또한 서로 나눠 먹는다. 중국 사람들은 개인보다는 관계를 통해 형성된 집단 지향적이다. 일본 사람들의 개인주의와는 다르다. 요즘 젊은 중국인은 또 다르다 하겠지만, 그래도 중국은 중국이다. 끈끈한 관계의 중요성은 중국에서 ‘꽌시’란 독특한 용어를 창조했다. 중국에서 꽌시 없으면 사업도 못하고 성공도 못한다. 텐센트의 관계맺기는 ‘온라인판 꽌시’의 촘촘한 관계망을 중국인들에게 선사했다.”
물론 텐센트는 이렇게 중국인들을 촘촘하게 연결시킨 QQ를 통해 거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수익 역시 QQ와 연계해서 창출하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 블로터 미디어랩장 이성규는 “‘QQ’만 알면 텐센트의 절반 이상은 이해하고 있는 셈이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QQ는 국내 서비스에 비유하자면 네이트온과 싸이월드를 섞어놓은 메신저 서비스다. 겉모습은 MSN을 닮았고 수익모델은 싸이월드와 흡사하다. QQ를 중심으로 수많은 서비스들이 달라붙어 있다. 말하자면 QQ는 텐센트 네트워크의 허브다. 여기에 각종 콘텐츠 서비스와 게임, 전자결제, 전자상거래, 포털 등이 가지처럼 붙어 있다.……텐센트 서비스의 대부분은 인스턴트 메신저 QQ의 파생상품이다. 모든 서비스는 QQ의 네트워크 파워에 기대어 성장하는 흐름을 보인다. QQ의 사용자를 흡수해 부가적인 수익 모델을 덧붙이는 식이다. 국내에 잘 알려진 위챗도 QQ가 모바일 메신저 시장으로 확장하면서 탄생한 부산물이다. 어찌 보면 텐센트는 ‘메신저의 왕국’이라 할 만하다.”
‘텐센트 제국’에서 ‘텐센트 연방’으로
텐센트는 2011년 인터넷 기업에서 전략적 투자 회사로 경영 노선을 수정했는데, 여기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텐센트는 2004년부터 소통과 오락에 집중하는 비즈니스를 할 것인지 아니면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모든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으로 갈 것인지를 두고 고민했다. 이런 가운데 2011년 인터넷 검색 업체 바이두(百度)에게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주는 등 중국 인터넷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경쟁 업체의 추격이 맹렬해지자 본격적으로 세계적 IT기업에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이때에 텐센트가 최고 경영진을 IT 전문가에서 국제 투자은행 출신의 투자 전문가로 교체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2013년부터 2014년까지 2년간 텐센트가 투자한 기업은 40여 곳이 넘는데, 2014년 한 해에만 인수합병(M&A)에 쓴 돈이 무려 406억 위안(약 7조 1,5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2013년보다 10배나 증가한 것으로, 중국의 대표적 벤처 캐피털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텐센트가 ‘펭귄 제국’에서 ‘텐센트 연방’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듣는 이유라 할 수 있겠다. 전략적 투자가 성공하고 있기 때문일까? 텐센트의 시가총액은 2013년 9월 1,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이는 텐센트가 2004년 홍콩거래소에 상장됐을 무렵과 비교하면 무려 100배나 오른 것이다.
어쨌든, 2012년경부터 본격화된 텐센트의 한국 공습도 ‘전략적 투자’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그간 텐센트가 한국의 어떤 기업에 투자를 했는지 간략하게 살펴보자. 텐센트는 2010년 한국의 7개 게임 개발사에 대한 투자를 시작으로 2012년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에 720억 원을 투자해 지분 13.8%를 확보하며 2대 주주에 올라섰다. 다음카카오 합병 법인에서도 텐센트는 9.9%의 지분을 보유한 3대 주주다.
2014년 3월엔 ‘몬스터 길들이기’, ‘모두의 마블’ 등을 만든 CJ그룹 계열 CJ게임즈에 5억 달러(약 5,300억 원)를 투자해 한국 게임업계 사상 최대의 해외 자본 투자 기록을 세우면서 2대 주주에 올랐으며, 9월엔 파티게임즈에 200억 원, 11월엔 ‘활’, ‘블레이드’, ‘영웅’ 등을 만든 모바일 게임사 4시33분에 라인-한국투자파트너스와 공동으로 1300억 원을 투자했다. 12월엔 YG엔터테인먼트와 업무제휴를 통해 YG 소속 가수들의 음원 및 뮤직비디오 등의 콘텐츠를 텐센트 산하 디지털 음악 서비스 플랫폼인 텐센트 QQ뮤직을 통해 현지팬들에 게 선보이는 대신 중국에서 해당 콘텐츠를 독점 유통할 권한을 얻는 등 K-POP 등의 문화 콘텐츠까지 그 범위를 확대했다. 텐센트와 YG는 2015년부터 방송용 콘텐츠를 공동으로 제작해 중국 내 판권을 보유하기로 했다. 텐센트는 한국의 금융업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그렇다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구축하고 있는 ‘텐센트 연방’의 위력은 어느 정도나 될까? 지금으로선 알 수 없지만 투자 칼럼니스트 정주용의 다음과 같은 말을 통해 어느 정도 짐작은 해볼 수 있을 듯하다. 정주용은 “페이스북+트위터+인스타그램+블리자드+EA스포츠이 합친 최강 합체로봇이자 종합선물세트”라면서 텐센트 연방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한번 상상해보라. 한국의 예로 쉽게 들어보자. 네이버랑 엔씨소프트, 넥슨, 쿠팡, 멜론, 배달의 민족이 하나로 합쳐진 기업이라면 한국 온라인-모바일 산업에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 거기에 한국에선 먼 훗날 얘기인 온라인전문은행업 정식인가를 받았다면?……이 정도 설명하면 뭔가 떠억 하고 입이 벌어져야 정상이다. 그런 반응을 안 보인다면 모바일 혁명 시대에 뒤처져 있다는 증거다.”
‘인터넷 연결기(connector)’를 꿈꾸는 텐센트
업종을 가리지 않고 진행되고 있는 ‘텐센트 생태계’가 더욱 주목을 받는 것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2015년 3월 열린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는 “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을 현대 제조업과 결합해 전자상거래와 인터넷산업, 금융업 등의 발전을 꾀하고 인터넷 기업들이 국제시장에서 활약하도록 돕겠다”면서 이른바 ‘인터넷 플러스(인터넷+)’를 주창했는데, ‘인터넷 플러스’의 중심에 선 기업이 바로 텐센트다. 인터넷 플러스는 모바일 인터넷, 클라우딩 컴퓨터, 빅데이터, 사물 인터넷 등에 제조업을 비롯한 전통 업종을 결합시켜 e비지니스, 공업인터넷과 금융인터넷을 추진하고, 이들 인터넷 기업으로 세계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중국의 행동 계획을 말한다.
인터넷 플러스는 2012년 11월 중국 IT시장조사업체 이관궈지(易觀國際)의 위양 회장이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알려져 있는데, 인터넷 플러스를 중국의 국가 전략으로 제정할 것을 건의하고 밑그림을 그린 인물이 바로 마화텅이다. 마화텅은 기업인으로는 이례적으로 2015년 3월 열린 양회에 참석해 “전기 사용이 산업계에 혁명을 몰고 왔듯 모바일 인터넷이 산업계 전반에 천지개벽의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며 “‘인터넷 플러스’ 시대가 도래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또 2015년 4월 청두(成都)시에서 열린 웨이신 공개강좌에서 “인터넷 플러스에서 ‘플러스’는 상호연결을 의미한다”며 “텐센트의 사명(使命) 역시 인류 생활의 질을 높이는 ‘인터넷 연결기(connector)’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화텅은 205년 7월 공산당 산하 30~40대 중심 전문가 집단으로 중앙 조직을 측면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중국청년공산당연맹 부주석에 취임하는 등 ‘인터넷 플러스’ 플랜을 주도하기 위해 중국 공산당과의 스킨십도 강화하고 있다.
사명(使命)이 시사하듯, ‘인터넷 플러스’의 전도사를 자처하며 모든 것을 연결하겠다는 텐센트의 야망이 이루어질지 지켜보기로 하자.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 ・ 미타니 고진, 전경아 옮김, [세상을 바꾼 비즈니스 모델 70](더난출판, 2015).
- ・ 양훙젠, 정세경 옮김, [중국의 장사꾼들: 세계 최고 장사꾼은 무엇이 다른가](카시오페아, 2015)
- ・ 자오밍, 박홍석 옮김, [중국기업가 20인의 성공신화](FKI미디어, 2011)
- ・ 조선비즈, [위클리비즈 경영의 신을 만나다 5: 중국의 거인들](아이웰콘텐츠, 2015).
- ・ 천펑취안, 이현아 옮김, [텐센트 인터넷 기업들의 미래](이레미디어, 2015).
- ・ 조윤선, <[중국양회] ‘인터넷 플러스’ 시대 선도자 텐센트 마화텅>, [뉴스핌], 2015년 3월 9일.
- ・ 최서윤, <[글로벌 IT기업 성공 스토리] ① ‘인터넷 대통령’ 마화텅, ‘펭귄 제국’ 건설하다> [아주경제], 2016년 1월 25일.
- ・ 유채원, <명함 교환 대신 위챗 QR코드 찍는 중국인들>, [과학기술정책] 25(5), 10~13쪽.
- ・ 정혁훈, <[중국의 스타 CEO] ③ 인터넷 절대왕국 세운 중국의 빌 게이츠>, [매일경제 Luxmen] 제24호(2012년 09월).
- ・ 이동훈, <다음카카오 2대 주주로 올라선 中 ‘펭귄제국의 황제’, ‘제2의 저커버그’ 노린다>, [주간조선], 2014년 6월 8일.
- ・ 박병종, <중국 IT산업 이끄는 TABX…作名의 힘>, [한국경제], 2014년 9월 27일, A2면.
- ・ 정주용, <[창간특집 텐센트3] 20대 창업 마화텅, 10년 만에 ‘15조’ 대부호>, [한국경제], 2015년 3월 11일.
- ・ 이성규, <‘펭귄 제국’ 텐센트, 한국을 넘보다>, [블로터], 2014년 11월 20일.
- ・ 김진양, <(중국부호들) ① 중국판 카카오톡 ‘위챗’의 아버지, ‘마화텅’>, [뉴스토마토], 2014년 1월 6일.
- ・ 배준호, <[창간 4주년/ 중국 IT 선도하는 五福星] 마화텅 텐센트 회장, 베껴 만든 QQ·위챗 대박… 중국내 ‘영향력’ 시진핑 앞서>, [이투데이], 2014년 10월 1일
- ・ 송행근, <[송행근 중국부자 이야기]10센트로 펭귄제국 이룩한 마화텅: ‘중국의 카카오톡’으로 한류 전파에 앞장>, [CNB저널], 제434호(2015년 6월 11일).
- ・ 임원기, <중국, 한국 게임 대놓고 베낀다>, [한국경제], 2005년 5월 11일.
- ・ 이나리, <[세상 바꾸는 체인지 메이커] 모방 → 변형 → 재창조로 성공 가도…중화권의 IT황제: <32> 中 텐센트 창업자 마화텅>, [중앙선데이], 제373호(2014년 5월 4일).
- ・ 채명석, <[취재현장] 샤오미와 꽌시>, [아주경제], 2015년 9월 27일.
- ・ 이찬선, <[여백] 음서제>, [대전일보], 2015년 8월 21일.
- ・ 오광진, <[중국 IT 기업 열전] 텐센트, 금융·드론까지 영역확장 ‘무한도전’>, [조선일보], 2016년 1월 10일
- ・ 이성규․정주용, <‘꽌시’ 텐센트 VS ‘상인’ 알리바바 “결제시장 전면전”>, [이코노믹리뷰], 2015년 2월 18일.
- ・ 정주용, <[창간특집 텐센트1] 5년간 10배 성장, 펭귄제국 중국 삼키다!>, [한국경제], 2015년 3월 11일.
- ・ 박창영, <[Biz Focus] 中 B·A·T, 널린 아이디어를 ‘자기 것’ 만들어 성공>, [매일경제], 2015년 9월 18일.
- ・ 강소영, <텐센트, 인터넷공룡에서 ‘IT업계 IB’로 외연확장>, [뉴스핌], 2014년 5월 30일.
- ・ 김수진, <텐센트, 독자 모바일 운영체제 무료로 공개해 확산 나서 “모든 것 연결하는 오픈 플랫폼 만들기 원해”>, [비즈니스리포트], 2015년 4월 30일.
- ・ 강희경, <중국 텐센트 상륙 향해 가속…“호랑이를 키웠나”>, [한국일보], 2014년 3월 28일.
-
・ 이지석,
, [스포츠서울], 2014년 12월 2일. - ・ 최종신, <[창간 특집 텐센트5] ‘문어발’ 한국 광폭투자 엇갈린 시선>, [한국경제], 2015년 3월 11일.
- ・ 조윤선, <[중국양회] ‘인터넷 플러스’ 시대 선도자 텐센트 마화텅>, [뉴스핌], 2015년 3월 9일.
- ・ 심윤희, <[매경포럼] 중국의 ICT굴기>, [매일경제], 2015년 12월 7일.
- ・ 이경래, <[차이나리포트] 중국의 야심찬 ‘인터넷+’ 전략>, [디지털타임스], 2015년 7월 10일.
- ・ 최서윤, <[글로벌 IT기업 성공 스토리] ④ 마화텅이 내놓은 ‘인터넷플러스’ 혁명…중국 ‘ICT굴기’ 야심으로>, [아주경제], 2016년 1월 28일.
- ・ 박명기, <[창간특집 텐센트4] 정주용 “텐센트는 글로벌 1위 ‘합체로봇’”>, [한국경제], 2015년 3월 11일.
글
IT와 SNS 문화, 사회학에 관심이 많은 문화평론가다.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했다. 월간 『인물과사상』에 ‘사회문화사’를 연재했으며, 지금은 ‘인물 포커스’를 연재하고..
출처
다양한 분야의 전문 필진으로 구성. 시의성 이슈에 대한 쉽고 정확한 지식정보를 전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