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본문 인쇄하기

출처 내셔널 갤러
리에서 꼭
봐야 ...
윌리엄 호가스

〈결혼을 계약하다〉 외

유행에 따른 결혼 연작
요약 테이블
저작자 윌리엄 호가스(William Hogarth, 1697~1764)
제작시기 〈결혼을 계약하다〉 1743년경 제작
〈같이 앉아서〉 1743년경 제작
〈검진〉 1743년경 제작
〈아침 화장〉 1743년경 제작
〈여관에서〉 1743년경 제작
〈백작부인의 죽음〉 1743년경 제작

목차

  1. 결혼을 계약하다
  2. 같이 앉아서
  3. 검진
  4. 아침 화장
  5. 여관에서
  6. 백작부인의 죽음

런던에서 태어난 윌리엄 호가스(William Hogarth, 1697~1764)는 주로 동시대인들의 삶을 그린 판화와 회화 작품으로 유명하다. 초상화를 주로 그리면서 화가로서의 입지를 다진 그는 도덕적이고 교훈적인 내용을 풍자적으로 묘사하는 연작 회화를 그렸고, 또 이들을 판화로 제작하곤 했다. 그는 1735년 세인트마틴레인아카데미의 창설에도 관여했는데, 이 아카데미는 훗날 영국 왕립아카데미의 전신이 되었다. 화가이자 판화가일 뿐 아니라 이론가로서도 활동한 그는 《미의 분석(The Analysis of Beauty, 1753)》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유행에 따른 결혼’은 여섯 점으로 된 회화 연작으로 1672년에 초연된 존 드라이든(John Dryden, 1631~1700)의 희극에서 제목을 따왔다. 영국 상류사회에 만연한 ‘사랑 없는 결혼과 그 파국’을 마치 한 편의 드라마처럼 다소 신파조로 그려내고 있다.

결혼을 계약하다

윌리엄 호가스 ‘유행에 따른 결혼’ 연작 〈결혼을 계약하다〉

캔버스에 유채 / 70×91cm / 1743년경 제작 / 내셔널 갤러리 35실

ⓒ 휴머니스트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 연작은 두 남녀의 아버지들이 당사자를 대동하고 남자의 집에 모여 결혼 계약서를 작성하는 모습을 담은 〈결혼을 계약하다〉로 시작한다. 오른쪽이 집 주인으로, 옆에 목발을 세워둔 것으로 보아 몸이 성치 않은 듯하다. 그는 영국 윌리엄 공의 배에서 뿌리가 솟아난 나무 그림을 들고 있는데, 이는 자신의 계보가 거기서 시작되었음을 자랑하기 위해서이다. 맞은편에 있는 여자의 아버지는 바닥에 돈 주머니를 내려놓고 금화를 탁자 위에 쏟아부어 놓았다. 두 집안의 결혼이 명예와 돈의 결혼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프랑스식 최신 유행 의상을 입은 아들은 거울을 쳐다보며 나르시시즘에 빠져 있다. 목에는 성병의 징후로 짐작되는 검은 점이 보인다. 딸 역시 약혼자의 곁에 앉아 있지만 별 관심이 없는 듯, 당시 실버텅(silvertongue, 혀만 잘 놀리는 사람이란 뜻)이라 불리던 아버지가 고용한 법률전문가와 시시덕거리고 있다. 다음 그림에서 알 수 있지만, 이 여인은 실버텅과 불륜에 빠진다.

벽에는 당시 영국 상류사회에서 선호하는 이탈리아나 프랑스 풍 그림이 잔뜩 걸려 있다. 특히 메두사를 그린 그림이 이 두 청춘 남녀의 머리 위에 걸려 있는데, 이는 앞으로 다가올 파국에 대한 암시로 볼 수 있다. 창밖에서는 어떤 건물이 한창 공사 중인데, 남자의 집안에 돈이 많이 필요한 상황임을 암시한다. 남자의 발치에 그려진 두 마리의 강아지는 서로의 목이 사슬로 묶여 있다. 이제 두 남녀도 저 강아지 신세가 되는 것이다.

같이 앉아서

윌리엄 호가스 ‘유행에 따른 결혼’ 연작 〈같이 앉아서〉

캔버스에 유채 / 70×91cm / 1743년경 제작 / 내셔널 갤러리 35실

ⓒ 휴머니스트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결혼 직후의 모습이다. 집안은 엉망이고,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옷차림은 어젯밤 그대로이다. 백작부인은 나른하게 늦은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바닥에 카드가 널브러진 것으로 보아 밤새 노름을 한 듯하다. 이제야 집에 돌아온 백작은 간밤의 술이 아직 덜 깬 듯 아직 제 몸을 가누기도 힘이 들어 보인다. 옆에 강아지가 백작의 주머니에서 다른 여자의 손수건을 찾아낸다.

검진

윌리엄 호가스 ‘유행에 따른 결혼’ 연작 〈검진〉

캔버스에 유채 / 70×91cm / 1743년경 제작 / 내셔널 갤러리 35실

ⓒ 휴머니스트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백작은 어린 애인을 데리고 의사를 찾아왔다. 아마도 자신의 성병이 옮은 애인을 치료하기 위해서인 듯하다.

아침 화장

윌리엄 호가스 ‘유행에 따른 결혼’ 연작 〈아침 화장〉

캔버스에 유채 / 70×91cm / 1743년경 제작 / 내셔널 갤러리 35실

ⓒ 휴머니스트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백작 부인은 거울 앞에서 머리 장식을 하며 손님을 맞는다. 손님들 앞에서 화장을 하는 일은 당시 귀족들 사이에서 하나의 관례처럼 치러졌다. 하지만 모두 그녀에게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 유일하게 실버텅이 가면무도회 초청장을 들고와 그녀를 유혹한다. 이들 뒤에 걸린 그림은 바람둥이 제우스가 구름으로 변해서 이오를 겁탈하는 장면을 그린 〈제우스와 이오〉, 그리고 아내를 잃은 롯이 자손을 더 이상 보지 못하게 되자 두 딸이 아버지와 취중에 번갈아 관계하여 자손을 잇는 내용을 그린 〈롯과 딸들〉이다. 왼쪽 초상화 아래 그림은 독수리로 변한 제우스가 미소년 가니메데우스를 납치하는 동성애 주제의 그림 〈가니메데우스〉이다. 모두 성과 관련된 다소 불편한 이야기들이다.

여관에서

윌리엄 호가스 ‘유행에 따른 결혼’ 연작 〈여관에서〉

캔버스에 유채 / 70×91cm / 1743년경 제작 / 내셔널 갤러리 35실

ⓒ 휴머니스트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가면무도회가 끝난 뒤, 백작부인과 실버텅은 집이 아닌 여관에서 사랑을 나누다 백작에게 현장을 잡힌다. 꽂힌 칼과 쓰러진 칼 등을 보면 두 사람 사이에 결투가 있었던 모양이다. 결투는 백작의 죽음으로 끝났다. 문 밖으로 황급히 도망치는 실버텅의 모습이 보인다.

백작부인의 죽음

윌리엄 호가스 ‘유행에 따른 결혼’ 연작 〈백작부인의 죽음〉

캔버스에 유채 / 70×91cm / 1743년경 제작 / 내셔널 갤러리 35실

ⓒ 휴머니스트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남편의 죽음에 이어 실버텅의 교수형 소식을 들은 백작부인은 이 비극적인 결혼을 자살로 마감한다. 백작부인의 친정집 사정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병들어 보이는 허약한 아이가 죽은 엄마의 품을 파고드는 동안, 친정아버지는 딸의 손에 남아 있던 다이아몬드 반지를 빼내고 있다.

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처 또는 저자에게 있으며, Kakao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김영숙 집필자 소개

서양미술사를 전공했다. <그림수다>, <현대미술가들의 발칙한 저항>, <루브르와 오르세의 명화산책> 등 미술관련 서적을 20여 권 저술하여 대중이 미술에 쉽게 접..

출처

내셔널 갤러리에서 꼭 봐야 할 그림
내셔널 갤러리에서 꼭 봐야 할 그림 | 저자김영숙 | cp명휴머니스트 도서 소개

내셔널 갤러리 여행을 위한 명화 안내서!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에 자리한 영국 최고의 국립 미술관 내셔널 갤러리는 중세 말기와 르네상스를 거쳐 19세기 말까지 회화 2000여 점을 연대순으로 감상..

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처 또는 저자에게 있으며, Kakao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