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지구상에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 동식물 종 1,000만~3,000만 개 가운데 학계에 보고된 것은 200만 개 정도다. 2006년, 동식물 종 4만 개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는데 그중 40%가 '멸종 위기' 단계에 있었다. 세계자연보존연맹(IUCN, 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and Natural Resources)의 학자들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간섭이 자연적 멸종보다 최소한 100배에서 1,000배나 더 빠른 속도로 멸종을 부추긴다고 진단한다.

15분마다 한 개체가 멸종하고 있다

출처 : IUCN 2006 - Red List of Threatened Species; FAO 1996 - Report on the State of World's Plant and Genetic Resources for Food and Agri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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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현상은 동물과 식물을 막론하고 똑같다. 조류 8종 가운데 1종은 1년이 지나면 영원히 사라질 것이며, 구과 식물 4종 가운데 1종은 이미 멸종 직전의 상태다. 포유류의 1/4, 양서류의 1/3 역시 멸종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인간이 미처 발견하기도 전에 이미 수많은 곤충과 버섯이 사라져 버렸다.

단종(單種) 재배의 확대로 풍부하고 다양한 전통적인 재배식물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 수백 년 동안 중국에서는 무려 1만 종에 이르는 밀 품종이 사라졌고, 인도에서는 어림잡아 3만 종에 이르는 쌀 품종이 사라졌다. 미국에서는 옥수수와 양배추, 완두콩 품종 가운데 거의 90% 이상이 멸종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는 이 같은 문제가 현대식 농업 및 고소득 품종 때문이라고 밝힌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원래 품종에 대한 수요는 점점 느는데, '현대식' 유용식물을 계속 개발하는 데 새로운 유전자가 더 많이 소비되기 때문이다.

특히 열대지방에 있는 풍부한 생물 종들은 약초와 신약물질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자원이며, 그 자체가 거대한 유전자은행이기도 하다. 의학 치료 분야에서만 세계적으로 식물 종 2만 개가 사용되고 있다. 선진국들은 식물 유전자 자원의 거의 90%를 개발도상국에 의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