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본문 인쇄하기

출처 숫자로 보는
세계화 교
과서

저개발국 원조기금

다른 표기 언어 동의어 과연 누구를 위한 프로젝트인가?

요약 2002년까지 선진국들은 저개발국 원조기금을 580억 달러에서 1000억 달러로 대폭 올렸다. 하지만 기금은 선진국들이 부리는 통계상의 잔꾀로 저개발국의 빈곤 퇴치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선진국들은 원조기금을 저개발국의 산업 민영화 수용 등과 연관시키고 있다.

1960년 유엔 총회 본회의에서는 가난한 나라들을 위해 각 선진국이 국민총생산액의 0.7%를 지출하도록 하는 결의안이 가결되었다. 당시 선진국들의 저개발국 원조기금은 0.5%였다. 그러나 오늘날 부유한 국가의 공식적인 저개발국 원조 분담금은 0.3%에 그치고 있으며, 이조차 그나마 최대한 추산한 수치다. 1960년과 달리 지금은 행정 비용과 망명자를 위한 지출액, 개발도상국 출신 학생의 유학 비용, 심지어 받아들이지 않은 난민 추방 비용까지 이 기금에 포함하고 있다.

1960년대에 이 대규모 기금프로젝트는 거대한 제방이나 산업시설 설비에 투입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가난한 나라들이 산업화 시대를 단기간에 맞이하게 할 수는 없었다. 1970년대 말부터 기본적으로 필요한 정책은 만병통치약이 아니었다. 그동안 발전이 포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최빈국을 위한 직접적인 지원은 경제, 교육, 의료, 보건, 국제관계 등 각 분야에서 구조적인 개선책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저개발국의 노력이 없다면, 외부 도움은 성공할 수 없다. 민주적 구조와 효율적 행정을 위한 노력이 자본 유출과 광범하게 만연된 부패와의 싸움 못지않게 중요하다. 저개발국 원조기금은 개별 국가에는 아주 중요하지만, 이 원조기금 총액은 개발도상국 전체 국내총생산의 1%에 불과하다.

그리고 저개발국 원조기금이 수혜국의 이해보다는 지원하는 선진국의 이해에 기여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독일 정부는 "저개발국 원조기금 1마르크는 독일 산업에 1.20마르크의 가치로 되돌아온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G8 선진국의 지원금 가운데 40%가 이들 지원국의 서비스업 분야와 관련되어 있다. 독일을 예로 들면, 저개발국 원조기금을 10억 유로 지원했다면, 30억 유로의 수출이나 100억 유로의 국내총생산, 20억 유로의 공적 수입을 올리는 효과를 얻고 있다. 선진국의 저개발국 원조기금은 지금도 여전히 최빈국의 희생을 대가로 가혹한 민영화와 자유화 수용 조건과 연관시키고 있다.

저개발국 원조기금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은 부유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의 관계에서 사소한 한 부분일 뿐이다. 선진국이 자국 농민에게 지원하는 농업 보조금만 해도 저개발국 원조기금의 4배에 이른다. 그리고 이 보조금은 가난한 국가의 농민에게 도움을 줌으로써 다시 이익을 얻게 하기보다는, 그 반대로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다. 관세와 불공정 무역장벽을 통해 선진국은 개발도상국에 재가공 공장을 세우는 데 재정 지원을 해 주는 것 이상으로 개발도상국에 더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선진국들은 국제 특허권 규정을 통해 여러 개발도상국에 대한 핵심 의약품 공급을 극단적으로 방해하고 있다. 개발도상국들은 원조기금 전부를 쏟아부어도 의료 서비스 구축 비용을 충당할 수 없을 정도다.

이른바 긴급구호기금은 공식 산정되긴 했지만 원래 저개발국 원조기금에 포함되지 않은 항목이었다. 이 구호기금은 재난 사고가 생겼을 때 재난 피해자들의 긴급 숙박시설과, 시급한 식량난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하기 위한 기금이다. 그런데 이 긴급구호기금 역시 문제투성이다. 예컨대, 미국은 오로지 자국 농민의 이익을 위해 자국산 곡물 제품만을 구호지역에 보내고, 다른 나라도 가능한 한 자국 농민을 보호하고 덤핑 효과가 사라지지 않도록 인근 지역에서 식량을 구입하고 있다.

최근 선진국 정부들은 저개발국 원조기금 마련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2006년, 20여 개 국가는 항공료 세금을 인상하겠다고 선언했다. 수익금 일부를 저개발국의 보건프로젝트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40여 개 국가는 저개발국 지원의 폭을 넓히기 위한 '혁신적 개발제안 리딩 그룹'을 결성했다.

저개발국 원조기금이 주로 어디에 쓰이는지에 대한 비판과 관료주의적 집행 방식에 대한 비판도 종종 제기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 개발원조위원회(OECD DAC, 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는 다른 지원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독일에 대해 「개발원조위원회 동료 검토서(OECD DAC Peer Review)」를 발표했다. 2005년 12월 발표된 보고서는 독일의 노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빈곤 퇴치를 위한 싸움에 더 중점을 둘 것'을 권고했다. 독일의 지원을 받는 주요 수혜국이 최빈국이 아니라 독일의 경제와 안보 이해에 가장 중요한 국가라면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당시 독일의 저개발국 원조기금 수혜를 받은 'Top 5' 국가는 세르비아-몬테네그로(2006년에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로 분리되었다.), 인도, 중국, 팔레스타인, 인도네시아였다.

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처 또는 저자에게 있으며, Kakao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 ・ 독일연방경제개발부(BMZ) - 언론인을 위한 핸드북(Journalistenhandbuch, diverse Jahrgänge)
  • ・ 옥스팜(Oxfam) 2006 - 정상들의 전망 - 글렌이글스 G8 정상회담 1년 후(Der Ausblick vom Gipfel - Gleneagles G8 ein Jahr später.)
  • ・ 독일연방경제개발부(BMZ) - online 2007 - 2007 예산(Haushalt 2007 : Entwicklungspolitik mit Aufwärtstrend
  •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 독일(Germany), 개발원조위원회 동료 검토서(DAC Peer Review) 2005: 연구결과와 권고사항(Main Findlings and Recommendations)

카를 알브레히트 이멜 집필자 소개

저자 카를 알브레히트 이멜은 1950년에 태어난 이멜은 개발정책 분야에서는 독일에서 가장 정평이 나 있는 언론인이다. ‘독일 언론인상’을 세 차례나 수상했다. 아동구호 단체 ‘인간의 대지(Ter..

출처

숫자로 보는 세계화 교과서
숫자로 보는 세계화 교과서 | 저자알브레히트 이멜 | cp명현실문화 도서 소개

식량, 교육, 인구, 빈곤, 환경, 전쟁, 인권 등의 주제를 두루두루 다루며 미국과 서유럽을 비롯한 선진국부터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까지 살펴 세계화를 제대로 바라보고자 한다.

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처 또는 저자에게 있으며, Kakao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