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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내내 아이가 어떻게 생활하는지 관심도 안 보이던 아빠가 주말에 갑자기 아빠 노릇을 하겠다며 아이를 데리고 나갑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온 아이의 손에는 최신형 게임기가 버젓이 들려 있습니다. 아이가 가뜩이나 컴퓨터 게임에 관심을 보이던 터라 주의를 주고 있었는데, 엄마로서는 허무할 수밖에요. 이때 아빠의 한마디.
"요새 애들 다 이런 거 하잖아. 우리 애만 없으면 기죽어서 안 돼."
아이를 기르다 보면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의견 차이가 발생합니다. 엄마는 아이 이불 하나도 면 소재로 된 것을 챙기는데 아빠는 무엇이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아이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은 엄마와 털털하게 아이를 키우려는 아빠. 과연 누가 옳은 걸까요? 이렇게 매번 부딪치다 보면 아이에게도 좋지 않을 텐데 말이죠.
아이가 자랄수록 육아 문제로 갈등이 커집니다. 아이가 접하는 세상이 점점 넓어지는 만큼 신경 쓸 일도 많고 관심을 갖고 이끌어 줘야 할 일도 많아지기 때문이지요. 특히 교육 문제에 있어서는 부모가 서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예가 많습니다.
서로의 도덕적 성향 차이를 인정하세요
사실 엄마와 아빠는 태생부터 다른 도덕적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빠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옳은 것을 좇는 도덕적인 성향을 가진 반면, 엄마는 여성 특유의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강한 도덕적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남자와 여자의 근본적인 성향 차이는 아이를 키울 때에도 드러나게 됩니다. 대체적으로 아빠는 아이를 기르는 데 있어 원칙을 중시합니다. 정해진 규칙을 어기면 벌을 주고 규칙을 지키면 칭찬해 줍니다. 그러나 엄마의 경우 아이가 왜 규칙을 어기게 되었는지, 아이가 힘든 일이 있어 그런 건 아닌지 살피는 등 먼저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실 어떤 것이 더 우위에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가 올바르게 성장하기 위해서 두 가지 성향이 다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두 가지 성향이 다 필요하다고 해서 엄마와 아빠가 다른 육아 원칙을 가져도 된다는 건 아닙니다. 서로의 성향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음을 이해하고, 원칙을 정해서 일관성을 유지해 주어야 합니다.
동생을 괴롭힐 때 아빠가 매를 한 대 때리기로 결정했다면, 미리 아이에게 얘기하고 이 같은 잘못을 했을 때 원칙대로 아빠가 훈육하세요. 이때 엄마는 아빠와 함께 야단치기보다 훈육 뒤에 아이의 마음을 달래 주는 식으로 균형을 맞추어 주면 좋습니다. 각자가 잘하는 부분을 육아에 접목시키는 것이지요.
아빠와 엄마는 아이에게 비행기의 양 날개와도 같은 존재입니다. 아이를 위해 평소에 서로 대화를 많이 해서 일관된 원칙을 정하고 도움을 주고받으며 아이를 키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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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1964년 부산 출생. 연세대 의대 졸업 후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6~1997년 미국 콜로라도 대학에서 유학 후, 현재 연세대 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및 신촌 세브란스병원 소아..
출처
아이의 발달 과정에 따른 심리 변화와 육아법을 담은 백과사전. 0세부터 6세까지 아이를 키우면서 생기는 문제들을 연령대별로 나누고 아이의 뇌 발달과 심리적 성장 과정에 맞추어 150개의 키워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