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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가 엄청나게 넓다는 주장이 정설로 받아들여지면서, 천문학자들은 우주의 기원에 다시금 관심을 갖게 되었다.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가?”
이 질문에 처음으로 답변한 이는 놀랍게도 가톨릭 신부였다.
1931년 벨기에의 사제이자 과학자였던 조르쥬-앙리 르메트르는 우주의 팽창이 ‘최초 원자(primal atom)’들의 연속적인 충돌로 인해 생겨났다고 주장했다. ‘최초 원자’란 르메트르가 정의한 용어로, 우주의 모든 물질과 에너지를 담은 기본 입자를 뜻한다. 다시 말해, 르메트르는 우주가 커다란 충돌(big bang)로 인해 탄생했다고 주장했다.
이 이론은 현재 널리 받아들여지는 우주의 기원론이지만, 처음 제안했을 당시에는 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특히 영국의 천문학자 호일은 르메트르의 이론을 조롱하며 우주가 ‘빅뱅(대폭발)’으로 생겨났다는 주장을 믿지 않으려 했다(흥미롭게도 빅뱅이라는 용어는 호일이 붙인 이름이었다). 당시 호일을 비롯한 대다수의 학자들은 우주가 정상 상태로 존재한다고 보았다.
이는 우주가 지속적으로 팽창하고 있지만 우주의 기원은 존재하지 않으며, 우주의 종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았다는 뜻이다. 또한 이들은 팽창하는 우주에는 지속적으로 생성되는 새로운 물질로 채워지고 있으므로, 어느 시점에서 측정한다 할지라도 일정한 밀도를 유지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호일을 비롯하여 우주가 정상 상태로 존재한다고 주장하던 이들에게는 불행하게도, 1965년에 빅뱅이론을 지지하는 결정적 증거가 발견되었다. 미국의 통신기술자였던 펜지아스와 윌슨은 당시 혼안테나 실험을 하던 중 우연히 초단파 우주배경복사를 발견했다. 이는 빅뱅의 여파로 현재까지 남아 있는 결정적 증거로 받아들여졌으며, 우주배경복사를 발견한 펜지아스와 윌슨은 노벨상을 받았다. 그리고 정상상태 이론은 그렇게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당초 펜지아스와 윌슨은 자신들의 대발견이 비둘기의 분비물로 인한 기계 오작동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로 이들의 발견이 미친 여파는 놀라운 것이었다.
• 빅뱅이 일어나고 1조의 1조의 100만 분의 1초 후에 우주의 온도는 100,000 곱하기 10억 곱하기 10억 곱하기 10억℃ 만큼 뜨거운 상태였다.
• 차후 석유연료를 대체할 것으로 보이는 수소는 빅뱅 후 대략 100초 정도 지난 후에 생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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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영국 과학박물관의 과학자이자 수학자로, 옥스퍼드 사전 편찬 작업에 컨설턴트로 참여했다. 테크놀로지, 우주 등 다양한 과학 분야에서 일반인을 위한 작품을 집필 중에 있다.
출처
누구나 쉽게 이해하는 우주이야기! 태양계의 행성과 별에 관한 모든 것, 암흑물질과 우주 그리고 은하에 관한 지식들을 소개한다. 새롭게 시도되는 우주 탐사 미션들까지 우주의 현 주소를 알아보자.